성서대학

40. 나훔서와 광복절

2016.09.14 18:59

관리자 조회 수:12381

나 3:18-19 “앗수르 왕이여 네 목자가 자고 네 귀족은 누워 쉬며 네 백성들은 산들에 흩어지나 그들을 모을 사람이 없도다 너의 다친 것은 고칠 수 없고 네 상처는 중하도다 네 소식을 듣는 자가 다 너를 인하여 손뼉을 치나니 이는 네 악행을 늘 받지 않은 자가 없음이 아니냐.”

 

구약성경의 말씀 중 교회에서 주일 설교본문으로 가장 사용되지 않는 성경 중 하나가 나훔서일 것이다. 아마 나훔서를 본문으로 한 설교를 주일 오전예배에 들어본 적이 있는 성도들은 거의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나훔서는 처음부터 끝까지 저주와 조롱으로 가득차 있기 때문에 주일 예배의 설교 본문으로 부적합하다 인식되어 교회에서 철저히 외면 받아 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경향은 나훔서 이해의 부족에서 오는 편견으로 나훔서의 선포 배경과 메시지를 정확히 아는 것이 필요하다.

선지자 나훔은 유다왕국의 멸망기인 주전 7세기 후반부에 살면서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했던 예언자다. 당시 세계최강대국은 지난 수백 년 동안 고대 근동지역을 다스렸던 앗시리아 제국이었지만 주전 7세기 후반(626 B.C)에 나타난 신흥 강대국 바벨론에 의해 왕국의 최대 위기를 맞이 하고 있었다. 지는 해에 비교되는 앗시리아는 떠오르는 태양과 같은 바벨론의 위세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어서 주전 612년 수도 니느웨가 함락되었고 다시 주전 609년 하란마저 함락됨으로 역사에서 사라지게 된다. 이러한 정황속에서 선지자 나훔은 유다를 괴롭혔던 앗시리아에 대해 상당한 적대감을 가지고 있었고, 앗시리아와 바벨론이 벌인 전쟁에서 난공불락의 요새일 것 같았던 앗시리아의 수도 니느웨가 함락됐다는 소식을 듣자 그는, 기뻐 본문과 같이 저주와 조롱의 메시지를 외치며 역사의 주관자 하나님께 감사하고 있었던 것이다. “오호라 앗시리아의 임금아... 네가 망했다는 소식을 듣고 모두 손뼉치며 고소해 하리라.”

나훔의 이러한 외침에 대해 많은 사람들은 원수를 사랑하라는 말씀을 덧붙여가며 망한 민족을 향해 너무 심한 메시지를 선포한 것이 아닌가 라고 말한다. 그러나 나훔의 정황을 우리는 누구보다도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는 역사를 공유하고 있는데 바로 일제 강점기로부터의 해방의 기쁨이다. 일제 강점기 동안 많은 기독교인들은 조국의 광복을 위해 일본에 대항해 싸웠는데 그들이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이 떨어졌다는 소식을 들었다면 어떻게 반응했을까? 물론 이 때 입은 피해로 지금까지도 고생하고 있는 우리 동포들이 있지만 당시의 상황에서는 우리 민족이라면 누구라도 망해가는 일본의 모습을 바라보며 기뻐했지 그들을 불쌍히 여겨달라 기도하지 않았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선지자 나훔도 니느웨가 함락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우리가 조국광복을 알리는 소리에 모두가 벅찬 감격으로 거리로 뛰어나왔듯이 앗시리아를 조롱하며 가슴속에 숨겨왔던 말씀들을 선포하고 있는 것이다.

다가오는 광복절에는 우리의 광복절의 감동과 그 배경에 있어 너무 유사한 나훔서를 읽으며 역사를 주관하시는 하나님께 감사함이 어떨까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