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대학

58. 잃어버린 법궤의 행방

2016.09.14 19:08

관리자 조회 수:149446

역대하 12:9 “애굽 왕 시삭이 올라와서 예루살렘을 치고 여호와의 전 보물과 왕궁의 보물을 모두 빼앗고 솔로몬의 만든 금방패도 빼앗은지라”

 

영화<인디아나 존스>시리즈 1편인<레이더스>는 그 부제인 ‘잃어버린 벱궤의 추적자들’에서 볼 수 있듯이 솔로몬 성전의 여호와의 법궤를 찾아 나서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영화의 내용은 물론 허구이지만 잃어버린 법궤에 대한 고대로부터 내려오는 한 전설에 의지하여 영화를 제작한 특징이 있다. 즉, 솔로몬 당시 이집트의 바로 시삭이 예루살렘을 침공하여 법궤를 탈취해 이집트로 가져갔고 그것을 타니스 신전의 밀실에 감춰두었다는 전설이다. 그러나 타니스 신전이 이후 모래폭풍으로 완전히 사막에 파묻혀 법궤의 행방도 알 수 없었는데, 3000년이 지난 후 이 곳을 중심으로 고고학자 인디아나 존스의 활약이 시작되고, 그가 나치와의 싸움에서 법궤를 차지하여 현재 미국 국방성 창고에 1급 기밀 사항으로 보관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영화의 내용과 같이 사람들에게 그럴듯하게 들리는 법궤의 행방을 말하는 고대 전설들은 여러 가지가 있다. 그중 가장 광범위하게 많은 사람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것은 법궤가 에디오피아의 악숨이라는 곳에 현존하고 있다는 전설이다. 이 전설의 기원은 솔로몬의 지혜를 확인하기 위해 예루살렘에 온 스바의 여왕에서 기원한다. 스바의 여왕은 솔로몬을 만난 후 고국으로 돌아가 솔로몬과의 사이에서 생긴 메넬릭이라는 아들을 낳는다. 메넬릭은 이후 주전 10세기 홍해와 가까운 악숨에 왕국을 건설하여 에디오피아의 초대 황제가 된다. 메넬릭 왕조는 최근 1974년 군사 쿠데타에 의해 실각한 하일레 셀라시 황제까지 3000여년간 225대에 걸쳐 내려왔다. 악숨왕국은 주후 4세기까지 유대인 통치하에서 경제적, 문화적으로 번성했으며, 에자나가 통치하던 때에 그리스도교로 개종하여 계속 번창했다. 그러나 주후 675년에 이슬람교도가 이집트와 누비아를 점령하자 나머지 그리스도 왕국과 단절되어 쇠퇴의 길을 걷게 되었다.

이 곳 악숨이 법궤의 보관소로 알려지게 된 것은 메넬리크 시대인 주전 5세기 메넬리크 가문의 왕이 에디오피아 중북부의 타나 호수에 숨겨져 있던 법궤를 찾아내 악숨으로 가져갔다는 전설에서 기인한다. 많은 사람들은 법궤가 악숨의 ‘시온의 성 마리아 교회’에 존재한다고 믿고 있고, 교회측에서는 어떠한 확인도 해주지 않은 채 그들만의 은밀한 예배를 드리고 있어 궁금증을 더욱 자아내게 한다.

영화의 내용이나 에디오파아를 중심으로 내려오는 전설대로 법궤는 어딘가에 존재하고 있는 것일까? 이 질문에 대해 대부분의 학자들의 대답은 부정적이다. 왜냐하면 성서의 기록이 솔로몬이 성전을 봉헌한 이후 거의 지성소에 모셔진 법궤에 대해서 언급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성전 이외의 장소에서 더 이상 그 존재를 추적하기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또한 솔로몬 성전에 관련된 고고학적 발굴물도 엄지손가락 크기의 제자장들의 지팡이 장식용 석류모양의 장신구가 유일해, 고고학적인 근거도 법궤의 존재를 전혀 뒷받침해 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결국 법궤는 유다왕국의 멸망과 함께 역사속으로 사라졌다고 추정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