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대학

50. 애가의 바른 이해

2016.09.14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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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가 3:55-58 “여호와여 내가 심히 깊은 구덩이에서 주의 이름을 불렀나이다. 주께서 이미 나의 음성을 들으셨사오니 이제 나의 탄식과 부르짖음에 주의 귀를 가리우지 마옵소서. 내가 주께 아뢴 날에 주께서 내게 가까이 하여 가라사대 두려워 말라 하셨나이다. 주여 주께서 내 심령의 원통을 펴셨고 내 생명을 속하셨나이다.”

 

애가는 주전 587년 바벨론 군대에게 예루살렘이 짓밟히고 성전이 불탄 것을 애도하는 조가이다.애가는 전통적으로 그 저자를 예레미야로 보고 있고 개역성서에서는 그 책명을 “예레미야 애가”로 부르고 있다. 이와 같은 전통은 역대하 35장 25절에 언급된 “예레미야는 저를 위하여 애가를 지었으며 노래하는 남자와 여자는 요시야를 슬피 노래하니 이스라엘의 규례가 되어 오늘 날까지 이르렀으며 그 가사는 애가 중에 기록되었더라”라는 성서의 기록 때문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학자들은 애가의 기자가 예레미야라는 데는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그러나 그들도 단정적으로 애가의 기자가 누구인지 밝히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우리는 애가가 예루살렘의 멸망을 직접 목도한 무명의 시인에 의해 기록되었다고 추정할 따름이다.

애가의 기록 목적은 왕국의 멸망과 성전의 파괴라는 역사적 재난의 내적 의미를 시인의 눈을 통해 바라보며, 슬픔을 아름다운 시로 승화시켜 백성들로 하여금 회복을 대망하게 하는 데 있다. 다시 말해 애가의 기자는 유다의 멸망과 예루살렘 성전의 파괴라는 민족적 재난의 원인을 하나님의 진노를 유발케 한 이스라엘 백성들의 죄로 보며 형벌의 과정 속에서 유일한 구원의 길은 하나님을 향한 탄원의 기도뿐이라고 생각하였던 것이다. 애가의 기자는 나라의 멸망이라는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고민하고 있는 백성들에게 아름다운 탄원시를 통해 고난 속에서도 하나님께서 허락하실 회복을 대망하며 하나님을 끝까지 신뢰할 것을 호소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애가를 읽을 때 다음과 같은 잘못을 범하고 있다. 즉, 애가의 주제인 슬픔을 승화시킨 회복의 대망이 당연히 애가의 마지막 장인 5장에 나오지 않을까 하는 편견이다. 그러나 5장에는 하나님의 긍휼을 바라는 기도가 나와 있을 뿐 회복에 대한 대망은 나와 있지 않다. 그 이유는 독특한 문학기교인 ‘교차대구법’으로 애가가 쓰여졌기 때문이다. 교차대구법이란 “두 개의 선을 X자처럼 교차시킨다”는 의미를 가지며, 전반부에서 서술한 내용을 하나의 중심소를 정점으로 후반부에서 거꾸로 배열하는 것을 말한다. 이럴 경우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주제는 중심점에 위치하게 된다. 애가를 교차대구법으로 분석하면 다음과 같다.

                                     예루살렘이 당한 슬픔(1장) A

                                              예루살렘에 임한 심판(2장) B

                                                                    심판과 희망(3장) C

                                                  황폐화된 예루살렘(4장) B’

                                        긍휼을 바라는 기도(5장) A’

이와 같이 애가의 주제인 슬픔을 극복한 회복의 대망은 3장에 나타나 있으며, 우리가 진정으로 애가 기자의 의도를 파악하길 원한다면 우리의 모든 주의와 관심을 3장에 집중시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