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대학

33. 아나돗 사람 예레미야

2016.09.14 18:55

관리자 조회 수:219

 

렘 1:1-2 “베냐민 땅 아나돗의 제사장 중 힐기야의 아들 예레미야의 말이라. 아몬의 아들 유다 왕 요시야의 다스린지 십 삼년에 여호와의 말씀이 예레미야에게 임하였고 요시야의 아들 유다 왕 여호야김 시대부터 요시야의 아들 유다 왕 시드기야의 제 십 일년 말까지 임하니라. 이 해 오월에 예루살렘이 사로잡히니라.”

 

모든 예언자들은 그들이 살던 시대정황에 대응하는 가장 적절한 예언을 하였다. 또한 모든 예언자들은 그들이 살아왔던 삶의 배경을 모두 그의 예언에 반영하고 있는데 예레미야의 경우도 예외가 아니다. 예레미야를 생각할 때 많은 사람들은 그를 ‘눈물의 예언자’, 즉 가장 섬세한 여성적인 선지자로 이해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생각은 오해다. 예레미야는 사회에서 소외된 제사장 가문 출신의 예언자로서 그 사회가 가지고 있는 잘못된 성역과 당당히 맞섰던 예언자라 할 수 있다.

예레미야의 메시지의 배경 중 가장 중요한 근거가 되는 것은 그가 아나돗 출신 제사장이라는 사실이다. 아나돗은 솔로몬과 아도니야의 왕위 계승 경쟁에서 솔로몬을 지지한 제사장 사독과 대립하며 아도니야를 지지하다 솔로몬의 왕위 계승 후 이 곳으로 쫓겨난 제사장 아비아달의 후손들이 살고 있는 곳이다. 아나돗으로 쫓겨간 아비아달 계열의 제사장들은 솔로몬이 세우고 그들의 경쟁자 사독 계열의 제사장들이 예배를 집례하고 있는 예루살렘 성전보다는 실로와 같이 사사시절 자신의 조상들이 예배를 집례했던 장소에 더 큰 그리움을 가지고 있었다. 따라서 아나돗 출신 제사장들은 예루살렘 성전이 하나님이 이름을 두시기 위해 택하셨던 장소이기 때문에 절대로 외적에게 멸망하지 않는다는 당시 사회의 성역과 같은 통념을 인정할 수 없었다. 예레미야도 아나돗 사람이었기에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예레미야는 그의 유명한 성전설교(7장)를 통해 북이스라엘의 범죄함으로 말미암아 실로 성소를 파괴시킨 하나님께서 예외 없이 예루살렘 성전도 유다의 죄악으로 멸망시킬 것이라는 사실을 강하게 선포하고 있다. 당시 이러한 선언은 가히 혁명적인 발언이라고 볼 수 있었다. 사회의 성역에 대항한 대가로 재판에 회부된 예레미야는 100여년 전 이미 예루살렘 성전의 멸망을 예언한 농촌출신 예언자 미가의 전례 때문에 간신히 사형선고를 면하고 목숨을 부지하게 된 일을 보도 하고 있기도 한다. (26장)

이렇듯 사회의 통념에 반하며 그가 외쳤던 메시지의 핵심은 유다의 멸망이었다. 당시 많은 거짓 예언자들은 “유다와 예루살렘은 하나님께서 지켜주실 것이기 때문에 결코 멸망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외치며 사람들의 환호를 받았지만 예레미야는 백성들의 범죄함으로 인해 유다가 반드시 멸망당할 것이라고 외쳐 많은 사람들의 저주와 조롱거리가 되기도 하였다. 당시 예레미야의 참담한 상황은 그의 고백록 안에 잘 나타나 있다.

“ 내가 말할 때마다 외치며 강포와 멸망을 부르짖으오니 여호와의 말씀으로 인하여 내가 종일토

록 치욕과 모욕거리가 됩니다. (20:8) ”

하나님께서는 소외된 지역인 아나돗 출신만이 외칠 수 있는 메시지 선포를 예레미야에게 명령하셨다. 그렇기 때문에 예레미야가 아나돗 출신임을 주저하며 성경을 읽을 책임이 우리에게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