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대학

           사34:16 “너희는 여호와의 책을 자세히 읽어보라 이것들이 하나도 빠진것이 없고 하나도 그 짝이없       
                          는 것이 없으리니 이는 여호와의 입이 이를 명하셨고 그의 신이 이것들을 모으셨음이라”    

     위 구절을 읽을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모든 성경은 하나님의 감동으로 된것이라는 신약성경 디모데후서 3장16절의 말씀과 같이 구약성서에 나타난 성서의 권위를 확증하는 말씀으로 읽고 있다. 다시 말해 그들은 이 구절이 여호와의 책인 성서를 하나님께서 명하시고 모으셨기 때문에 빠진 것이나 짝 없는 것이 없는 정확무오한 책이라는 것을 나타내고 있다며 비판없이 이를 수용하여 설교하고 있다.  
     우리는 여호와의 책인 성서가 일점일획도 어긋남이 없는 정확무오한 책이라고 믿는다. 그러나 이 구절은 성서의 정확무오함을 나타내는 말씀이 아니라 에돔의 심판을 말하고 있는 앞의 구절과 문맥과 이어지고 있는 구절로 기존에 알려진 것과는 전혀 다른 의미를 나타내는 구절이라 할 수 있다.
     이사야34장에서 선지자는 에돔에 대한 심판의 메시지를 외치고 있다. 선지자는 하나님의 말씀에 어긋나는 삶을 살았고 하나님의 백성인 이스라엘을 대적한 에돔은 반드시 멸망할 것이며 그 땅에는 당아, 고슴도치, 부엉이, 까마귀, 시랑, 타조, 이리, 수염소, 올빼미, 부엉이, 솔개... 등 수많은 짐승들이 이미 망해 폐허가 된 에돔 땅에 대신 살게 될 것을 선포하고 있다. 이런 문맥에서 이어지고 있는 구절이 이사야 34장16절인데 개역성경의 본문을 읽을 때는 어딘가 연속성이 단절되어 전후관계 문맥이 맞지 않음을 느낄 수 있다. 즉, 앞에서는 폐허가 된 에돔땅에 거할 짐승들을 이야기 하다 16절에선 갑자기 성경의 무오성을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공동번역이나 표준새번역 성경을 읽는다면 어디에서 오류가 발생했는지를 정확하게 알 수 있다.

    “야훼의 기록을 찾아내어 읽어보라. 이런 모든 짐승들이 빠짐없이 기록되어 있으리라. 그것들은 직접 야훼의 입에서 떨어진 분부를 받아 그의 입김으로 몰려 온 것들이다”(이사야34:16 공동번역).

     다시 말해 이 구절은 성경에 기록되어 있는 여호와의 말씀들이 빠진 것이 없고 다 짝이 맞는다는 것을 확인시켜주고 있는 구절이 아니라 에돔에 대한 심판을 외치면서 선지자 이사야가 나열한 짐승들이 빠진 것 없이, 짝을 맞추어 내려와서 에돔에 대한 멸망을 반드시 실현시킬 것이라는 것을 선포하고 있는 구절이라 할 수 있다. 즉, 개역성경에서 ‘이것들이’로 번역된 말은 많은 사람들의 생각과 달리 ‘말씀들’이 아닌 ‘짐승들’이라 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이와 같은 오류는 자와 볼펜을 가지고 자기가 좋아하는 성경구절을 찾아 밑줄만 치고 막무가내로 말씀을 현실에 인용하려는 우리의 잘못된 성경읽기 관행 때문에 초래된 오류라 할 수 있다. 성경을 읽을 땐 반드시 앞에서 어떤 문맥이 이어져 내려오고 있는가를 먼저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전후관계 문맥을 살피며 책을 읽는 것은 일반문학을 읽을 때도 반드시 지켜야 할 방법인데, 하물며 하나님의 말씀을 읽을때 이를 지키지 않는다면 감히 성경을 이해했다 말할 수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