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8.15 02:03
방랑은 얼마나 아픈 휴식인가
물에 젖은 돌에서는
모래가 부풀어 빛나고
저 혼자 걸어갈 수 없는
의자들만 비에 젖는다
기억의 끝을 이파리가
흔들어 놓은 듯
가방을 오른손으로 바꾸어 들고
느릿한 걸음으로 돌아 온다
저 오랜 투병의 가슴
집으로 돌아 온다
지친 넋을 떼어 바다에 보탠 뒤
곤한 안경을 깨워
멀고 먼 길을 다시 돌아 온다
여행자처럼 돌아 온다
저 여린 가슴
세상의 고단함과
외로움의 휘황한
고적을 깨달은 뒤
시간의 기둥 뒤를 돌아
조용히 돌아 온다
어떤 결심으로 꼼지락거리는
그를 바라다 본다
숫기적은 청년처럼
후박나무 아래에서
돌멩이를 차다가
비가 내리는 공원에서
물방울이 간지럽히는 흙을
바라다 보고 있다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425 | 그래서, 내가 최후의 | 두둥둥 | 2018.08.16 | 11 |
424 | 천정 사각 모퉁이에서 | 두둥둥 | 2018.08.16 | 8 |
423 | 고르며 옥토를 만들고 | 두둥둥 | 2018.08.15 | 11 |
422 | 그 안에 숨쉬는 것 | 두둥둥 | 2018.08.15 | 11 |
421 | 남남으로 지내는 | 두둥둥 | 2018.08.15 | 8 |
420 | 색의 다양함에 있고 | 두둥둥 | 2018.08.15 | 14 |
» | 기억의 끝을 이파리가 | 두둥둥 | 2018.08.15 | 11 |
418 | 얼굴 붉은 사과 두 알 | 두둥둥 | 2018.08.14 | 23 |
417 | 그 길이 내 앞에 운명처럼 | 두둥둥 | 2018.08.14 | 6 |
416 | 내가 너에게 해 줄 수 있는 모든것들 | 두둥둥 | 2018.08.14 | 12 |
415 | 그가 무안하지 않도록 적당히 | 두둥둥 | 2018.08.14 | 12 |
414 | 바람과 | 두둥둥 | 2018.08.13 | 15 |
413 | 모든 인간에게 세상에서 | 두둥둥 | 2018.08.13 | 14 |
412 | 원망하지 않는 | 두둥둥 | 2018.08.13 | 11 |
411 | 어차피 실수란 | 두둥둥 | 2018.08.13 | 15 |
410 | 내 옆에 사람들이 있썼었나 | 두둥둥 | 2018.08.13 | 15 |
409 | 따뜻한 손처럼 | 두둥둥 | 2018.08.13 | 7 |
408 | 따사로운 눈길을 | 두둥둥 | 2018.08.13 | 15 |
407 | 둔덕 아래 | 두둥둥 | 2018.08.12 | 20 |
406 | 오늘 알았습니다 | 두둥둥 | 2018.08.12 | 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