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오늘도 나는

2018.11.24 07:46

두둥둥 조회 수:34

RgblLoR.jpg

 

밤에 쓰는 편지

 

오늘도 나는 기다린다

어둠을 갈아 편지를 쓰기 위하여

적막한 그대를 호명하기 위하여

 

그가 깨어나 창문을 열 때

새벽 하늘은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푸르러야 한다

맑은 또 하나의 창이어야 한다

 

밤에 쓰는 편지는 알코올 성분으로 가득 차고

휘발성이 강해야 한다는 사실을 나는 안다

 

신데렐라가 벗어놓고 간 유리구두처럼

발자국을 남겨서는 안 된다

 

내가 묻고 내가 대답하는 그의 먼 안부

동이 트기 전에 편지는 끝나야 한다

 

그가 좋아하는 바이올렛 한 묶음으로 동여맨

그가 좋아하는 커피 향을 올려 드리면

내 가슴에는 외출중의 팻말이 말뚝으로 박힌다

 

먹을 갈아 정갈해진 정적 몇 방울로 편지를 쓴다

어둠에 묻어나는 글자들이 문장을 이루어

한줄기 기러기 떼로 날아가고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845 2월 4일 주일 예배 공지 [3] file 관리자 2024.01.25 3183
844 머물다 갔으면 두둥둥 2019.02.26 162
843 가슴이 터지다 두둥둥 2019.02.25 110
842 추억처럼 두둥둥 2019.02.25 86
841 나를 잊게 만든 두둥둥 2019.02.22 89
840 채워지지 않는 잔 두둥둥 2019.02.22 101
839 사랑받을 만한 두둥둥 2019.02.21 99
838 모든 것을 다 주어도 두둥둥 2019.02.21 88
837 희망을 노래하자 두둥둥 2019.02.20 87
836 사랑하지 않을 수 두둥둥 2019.02.20 94
835 가을은 떠나고 두둥둥 2019.02.20 88
834 세상을 보둠고 두둥둥 2019.02.19 101
833 지시한대로만 사는 두둥둥 2019.02.19 104
832 아주 필요한 두둥둥 2019.02.19 108
831 머언 여행을 떠나야 두둥둥 2019.02.18 114
830 돌이킬 수 없습니다 두둥둥 2019.02.18 108
829 베픔 봉사 나눔을 두둥둥 2019.02.18 130
828 더불어 살아가는 두둥둥 2019.02.15 111
827 주고 싶은 마음 두둥둥 2019.02.15 105
826 평안히 안식하길 두둥둥 2019.02.15 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