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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밟고 가는

2018.10.15 12:04

두둥둥 조회 수: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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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죽음

 

고개숙여 잠시 생각하노라

아득한 곳에서 아득한 곳으로 끈질기게 이어진

아, 너무도 애절한 삶과 죽음의 인연이여

 

살을 떼어준 어미는 죽어서 아이의 살이 되니

오늘 밟고 가는 이 낙엽

또한 어느 애틋한 생명의 거름이 될 것인가

 

아비의 피를 받아 태어나는 생명

어미의 살을 받아 태어나는 생명

피를 흘려준 아비는 죽어서 아이의 피가 되고

 

별들의 무덤에서 별이 태어나듯이

낙엽의 잔해에서 나무가 싹을 틔우듯이

 

죽음으로 부터 비롯되지 않은 삶 하나도 없으며

삶이 없었던 죽음 또한 하나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