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9.29 21:13
추억은 혼자
짓밟혀서도 다시
움을 밀어 올리는 풀잎
침묵의 들판 끝에서
추억은 혼자 분주하다
너무 가벼워서 가지조차
흔들리지 않는 집
그렇게 생각하니
내 생이 아려온다
생을 벗어버린 벌레들이
고치 속으로 들어간다
겨울 들판에 남아 있는
철새들의 영혼
오래 만지다 둔
낫지 않은 병,
추억은 어제로의
망명이다
한 번도 이름 불러보지
못한 사람의 이름
눈 속에 묻힌 씀바귀
내 등뒤로 사라진 어제,
나 몰래 피었다 진 들꽃
이제는 보이지 않는 것도
사랑해야 하리라
오랫동안 나는
보이는 것만 사랑했다
겹겹 기운 마음들을
어둠 속에 내려놓고
풀잎으로 얽은
초옥에 혼자 잠들면
발끝에 스미는
저녁의 체온이 따뜻하다
추억이 종잇장 찢는
소리를 내며 달려온다
놀이 만지다 두고
간 산과 나무들을
내가 대신 만지면
저녁이 되면 먼
들이 가까워진다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785 | 비는 내리고 | 두둥둥 | 2019.01.24 | 40 |
784 | 경외하지 않을 자 | 두둥둥 | 2019.01.24 | 24 |
783 | 노을로 펄럭이고 | 두둥둥 | 2019.01.23 | 24 |
782 | 낮과 밤의 차이 | 두둥둥 | 2019.01.23 | 23 |
781 | 세월 속에 허기진 | 두둥둥 | 2019.01.23 | 33 |
780 | 서늘한 손으로 | 두둥둥 | 2019.01.22 | 25 |
779 | 드물게 보이는 | 두둥둥 | 2019.01.22 | 24 |
778 | 몇 글자 사랑이 | 두둥둥 | 2019.01.22 | 24 |
777 | 가련한 자태 | 두둥둥 | 2019.01.21 | 26 |
776 | 어제의 덜 풀린 피곤 | 두둥둥 | 2019.01.21 | 23 |
775 | 첫눈이 올때까지 | 두둥둥 | 2019.01.21 | 31 |
774 | 산마루에 버티고 | 두둥둥 | 2019.01.18 | 24 |
773 | 마음속 불륜 | 두둥둥 | 2019.01.18 | 31 |
772 | 땅으로 꺼지지 않도록 | 두둥둥 | 2019.01.17 | 27 |
771 | 개인택시 | 두둥둥 | 2019.01.17 | 25 |
770 | 전부를 내던진 탓으로 | 두둥둥 | 2019.01.17 | 24 |
769 | 까아만 눈망울 굴리네 | 두둥둥 | 2019.01.16 | 21 |
768 | 내마음속 보석 | 두둥둥 | 2019.01.16 | 25 |
767 | 다시 무기력 해진 | 두둥둥 | 2019.01.16 | 25 |
766 | 세속의 젓가락 소리마저 | 두둥둥 | 2019.01.16 | 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