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현재 생존하는 사람

2018.09.05 19:36

두둥둥 조회 수:21

K3LTwZQ.jpg

 

한번 등 돌리면

 

지금까지 손가락 숫자도 못 되는 여자들을 사랑했으나

아무도 오늘 내 전화번호부에 남아 있지 않다

또한 내 손가락 숫자 조금 넘는 사람들을 존경했으나

마음을 다해 고개 숙일 사람은 이제 거의 없다

 

그들과 사이에 고운 말과 웃음은 허비 되었다

이빨 숫자 정도 되는 사람들과 깊이 사귀었으나

돌아보면 벌레 먹지 않거나 덧씌우지 않은 관계는 남아있지

않다

현재 생존하는 사람 가운데 그리운 사람은 없다

 

어두워지면 누구나 혼자로 돌아가듯

언젠가 우리의 어깨동무도 풀어야 하고

 

오늘의 다정한 말과 손길은 끝이 있다네

그러므로 참과 거짓을 가리는 일은 쓸모가 없지

우리는 얼마나 얇은 얼음 위에서 봄을 맞고 있는 것이냐

 

등 돌린 후 다시 돌아보지 마라

등을 보이고 걷다가 다시 뛰어오는 일은

삶의 모독, 삶은 장난이 아니며

영화가 아니니까

 

등 돌리기 전에 가능한 한 신중하라

그러나 지나치게 시간을 끌지는 마라

적어도 시간을 끄는 인상을 적들에게 주지마라

어차피 후회의 여지 없는 완전한 선택은 없으니까

잊지 말 것은, 후회 때문에 엎어지지 않겠다는

 

필생의 각오

자신과 나눈는 피 흐르는 약속

가능한 한 냉정하고 신속하게 결정하고

필요하면 즉각 등을 돌려라, 영원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705 계절이 닿는 두둥둥 2018.11.19 48
704 그대가 없으면 두둥둥 2018.11.15 45
703 변하지 않고 두둥둥 2018.11.15 46
702 슬픔까지 사랑하고픈 두둥둥 2018.11.14 45
701 잊기 위해서 두둥둥 2018.11.14 48
700 어떤 사랑 두둥둥 2018.11.12 45
699 발견할 수 두둥둥 2018.11.10 47
698 한낮이 기울도록 두둥둥 2018.11.09 46
697 거기서 나는 두둥둥 2018.11.09 50
696 사무친 마음 두둥둥 2018.11.09 45
695 못물은 찰랑찰랑 두둥둥 2018.11.08 47
694 시간을 견디며 두둥둥 2018.11.03 53
693 나는 그곳에 두둥둥 2018.11.02 50
692 수목은 눈물 두둥둥 2018.10.27 48
691 바람부는 날 두둥둥 2018.10.27 46
690 아름답고 뜻깊은 두둥둥 2018.10.27 50
689 희망을 만드는 사람이 두둥둥 2018.10.26 65
688 기대어 울 수 있는 두둥둥 2018.10.26 56
687 사랑하는 이여 두둥둥 2018.10.25 48
686 밝게 웃는 표정 두둥둥 2018.10.25 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