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9.12 03:46
먼 빛으로 선
먼 빛으로라도
님의 눈에만 들어 앉는다면야
몸피 닦아내는 일이
아무리 힘겨운들 마다하겠습니까.
오늘도
흰몸 아프게 닦으며
겨우내 야위어진 몸으로
봄을 맞는 그대는
기어이
가던 발길 붙들어 놓았습니다.
소식 없는 님
봄바람 만큼이나
가늠할 길 없이 지나갈까 봐
초록 이파리 멀리하고
위로만 목을 늘인 채 발돋움 합니다.
초록이 물결져 오는
산 언덕배기에
그대는
은사시나무로 서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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