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8.26 13:35
한 가지 소원
똥걸레 같은
지성은 썩어 버려도
이런 시를 쓰게 하는 내 영혼은
어떻게 좀 안 될지 모르겠다.
억지밖에 없는
엽전 세상에서
용케도 이때껏 살았나 싶다.
별다른 불만은 없지만,
내가 죽은 여러 해 뒤에는
꾹 쥔 십 원을 슬쩍 주고는
서울길 밤버시를
내 영혼은 타고 있지 않을까
야스퍼스는
과학에게 그
자체의 의미를 물어도
절대로 대답하지
못한다고 했는데
나의 다소 명석한
지성과 깨끗한 영혼이
흙 속에 묻혀 살과 같이
문드러지고 진물이
나 삭여진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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