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2.07 09:08
폭풍속의 풍경
꺼벅머리 사내들 밤새
몸살 앓은 바다 향해
알몸으로 치달으며
허연 웃음 일으킬 때
폭풍은 햇살에 감긴
눈으로 졸고 있었다
생선 다듬어 싱싱한
아침상을 차리면
부숴진 몇 채의 어선들
아침 햇살에 졸고
어둠 밝힌 바다속
희미한 등댓불 응시하며
장독대 숯돌에 간
칼날로 푸드득이는
떼밀려온 생선의 눈에도
햇살은 떠오르고
수우우 수우우 밀려오는
하룻밤의 휴식에
아버지는 나즈막히
긴 한숨 내 쉬었다
작은 갈퀴 세우며
일어서는 물살들은
누운 생선들을 떠밀리고
수초들을 데불어와
가난한 어민들을
넉넉한 잔치에 초대했다
아버지는 항상 감긴 듯한
눈으로 바다 건너
침묵으로 일어서는
새벽을 아우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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