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8.21 01:10
창밖이 궁굼하다고 하여서
한편으론, 그 잘난 신랑 얼굴을
다시 찬찬히 뜯어보기도 하거니와
그 보다는,
내 몸에 듬뿍 묻혀 들여 온
세상 그렇게들 살아가는 사람냄새를
우선, 한 아름 가득
받아서 내리고는
세상의 냄새가
아침이었을 때와 저녁이었을 때가
많이 다르다고 하면서
내가 아직 모르고 있는 것들을
자분자분 얘기 하다가,
그러다가 아내가
지금처럼 하얗게 웃어주면, 마치 내가
물 속에 머리를 푹 담그었을 때 마냥
내겐 우엉우엉 하는
굵은 포말소리만 들린다
희미하거나, 가늘게 웃더라도
오늘같은 진갈색 노을에 닿기라도 하면
아내가 타오를 듯 더 붉게 보여서, 나는
마침내 그 노을 냄새까지도 탐을 내어
내 몸에 꿀물을 바르듯이
둘둘 묻혀 들여 와
이제 촉 트는 별들과 함께, 꿀벌처럼
새벽까지 나른다, 그때부터 밤 새도록
내가 병실에 들어 서면
야윈 아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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