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덮어 주지 않은

2018.09.29 11:30

두둥둥 조회 수:42

GhOWnzH.jpg

 

슬픔이 기쁨에게

 

슬픔의 힘에 대한

이야길 하며

기다림의 슬픔까지

걸어가겠다.

 

추워 떠는 사람들의

슬픔에게 다녀와서

눈 그친 눈길을

너와 함께 걷겠다.

 

이 세상에 내리던

함박눈을 멈추겠다.

보리밭에 내리던

봄눈들을 데리고

 

무관심한 너의

사랑을 위해

흘릴 줄 모르는

너의 눈물을 위해

나는 이제 너에게도

기다림을 주겠다.

 

가마니에 덮인 동사자가

다시 얼어죽을 때

가마니 한 장조차

덮어 주지 않은

 

내가 어둠 속에서

너를 부를 때

단 한 번도 평등하게

웃어 주질 않은

 

귤값을 깎으면서

기뻐하던 너를 위하여

나는 슬픔의 평등한

얼굴을 보여 주겠다.

 

겨울밤 거리에서

귤 몇 개를 놓고

살아온 추위와

떨고 있는 할머니에게

 

나는 이제 너에게도

슬픔을 주겠다.

사랑보다 소중한

슬픔을 주겠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785 비는 내리고 두둥둥 2019.01.24 40
784 경외하지 않을 자 두둥둥 2019.01.24 24
783 노을로 펄럭이고 두둥둥 2019.01.23 24
782 낮과 밤의 차이 두둥둥 2019.01.23 23
781 세월 속에 허기진 두둥둥 2019.01.23 33
780 서늘한 손으로 두둥둥 2019.01.22 25
779 드물게 보이는 두둥둥 2019.01.22 24
778 몇 글자 사랑이 두둥둥 2019.01.22 24
777 가련한 자태 두둥둥 2019.01.21 26
776 어제의 덜 풀린 피곤 두둥둥 2019.01.21 23
775 첫눈이 올때까지 두둥둥 2019.01.21 31
774 산마루에 버티고 두둥둥 2019.01.18 24
773 마음속 불륜 두둥둥 2019.01.18 31
772 땅으로 꺼지지 않도록 두둥둥 2019.01.17 27
771 개인택시 두둥둥 2019.01.17 25
770 전부를 내던진 탓으로 두둥둥 2019.01.17 24
769 까아만 눈망울 굴리네 두둥둥 2019.01.16 21
768 내마음속 보석 두둥둥 2019.01.16 25
767 다시 무기력 해진 두둥둥 2019.01.16 25
766 세속의 젓가락 소리마저 두둥둥 2019.01.16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