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9.09 13:56
비가 와도 젖은 자는
비가 온다, 비가 와도
젖은 자는 다시 젖지 않는다
고기들은 강을 거슬러올라
하늘이 닿는 지점에서 일단 멈춘다
나무, 사랑, 짐승 이런 이름 속에
얼마 쉰 뒤
스스로 그 이름이 되어 강을 떠난다
혼자 가리라, 강물은 흘러가면서
이 여름을 언덕 위로 부채질해 보낸다
날려가다가 언덕 나무에 걸린
여름의 옷 한 자락도 잠시만 머문다
그대 안으로 젖지 않고 옮겨 가는
시간은 우리가 떠난 뒤에는
비 사이로 혼자 들판을 가리라
비가 온다, 비가 와도
강은 젖지 않는다 오늘도
나를 젖게 해 놓고, 내 안에서
강가에서
그대와 나는 비를 멈출 수 없어
대신 추녀 밑에 멈추었었다
그 후 그 자리에 머물고 싶어
다시 한 번 멈추었었다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725 | 꽃은 꽃에게로 | 두둥둥 | 2018.10.01 | 42 |
724 | 말라버린 나무야 | 두둥둥 | 2018.10.08 | 42 |
723 | 폭풍속의 풍경 | 두둥둥 | 2019.02.07 | 42 |
722 | 장대 같은 굵은 | 두둥둥 | 2018.09.30 | 41 |
721 | 날마다 사는 일이 | 두둥둥 | 2018.10.07 | 40 |
720 | 쉬워지고 싶어서 | 두둥둥 | 2019.02.11 | 40 |
719 | 비는 내리고 | 두둥둥 | 2019.01.24 | 40 |
718 | 저 흐르는 강물처럼 | 두둥둥 | 2018.05.14 | 39 |
717 | 오늘도 내일도 | 두둥둥 | 2018.09.14 | 39 |
716 | 지키지못할 그 약속 | 두둥둥 | 2019.02.11 | 39 |
715 | 그 끝에는 | 두둥둥 | 2018.10.08 | 39 |
714 | 욕망의 불덩이 | 두둥둥 | 2019.02.08 | 39 |
713 | 오늘을 살아간다 | 두둥둥 | 2019.02.12 | 39 |
712 | 우린 영원히 사랑한다는 것은 | 두둥둥 | 2018.06.08 | 39 |
711 | 기억하시는가 | 두둥둥 | 2018.09.20 | 38 |
710 | 그대를 위하여 | 두둥둥 | 2018.10.03 | 38 |
709 | 이토록 소중한 것 | 두둥둥 | 2018.10.06 | 38 |
708 | 사랑했다는 사실 | 두둥둥 | 2018.09.27 | 37 |
707 | 빗 소리 | 두둥둥 | 2018.09.28 | 37 |
706 | 그 때 네가 아니었다면 | 두둥둥 | 2018.06.07 | 3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