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1.15 22:05
그대가 없으면
거대한 운명 같은 그대여
죽어서도, 다시 살아도 지울 수
없는 사람아
그대가 없으면 나도 없습니다
저미는 내 가슴을
뚫고 자라나는
선인장의 가시 끝자락에도
그대가 오도카니
자리잡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침햇살의 이른 방문에
부산을 떨며 떠나는
하루살이의 뒷모습에도,
허공의 옆구리에 걸린
잎사귀 하나가
수 백번 몸 뒤척이는
그 순간에도,
한 순간, 한 호흡 사이에도,
언제나 그대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 세상 사람들이
허락하지 않는다 해도
그대여야만 하는
이유가 내겐 있습니다
그대가 없으면 나도 없습니다.
왜 그대인지
왜 그대여야만 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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