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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끄적이다

2019.02.13 10:20

두둥둥 조회 수: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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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숲길에서

 

주어진 날 감사하며 홍조 띤

얼굴로 이 여름 숲길을

걸어가고 있다

 

사랑이 그리운 그리운 노올이 된다

산 너머 지는 저 노올도

나처럼 이 한날이 좋은 것일까

 

하염없이 쏟아내는 햇살도

되었다가 여름 숲길에서

온종일 목청 돋우어 노래하는

말매미도 되었다가 여린 꽃잎

흔들며 밤을 기다리는 들꽃이 된다

 

아우르는 바람도 되었다가

초록빛 푸르름 아 그 푸르름이

하늘과 맞닿아 푸르다

못해 희어진 웃음

 

작은 새들 깃을 치며 날아오르는

숲길에서 쓸쓸한 마음 한 조각

허공 중에 한 줄 시로 끄적이다

 

여름 숲길을 거닐면

나는 어느 새 푸른

소나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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