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8.20 13:18
초록색 바다
비 안개로 어두컴컴한 숲 터널을 지날 때
나무비가 후드득 한 자락 빗금을 치고,
빗 속의 매미 저리 슬피 우는데
산까치 온 몸 촉촉하게 적신 채
기쁜 소식 알려 주려 다가와 풀어 놓는다.
소망 탑에 올라서니
알알이 쌓여진 소망들이 탑을 이루고 솟았는데
광활한 숲 속은 온 몸을 더위로 녹여 뜨거운 열기는
희뿌연 안개 김으로 옥수수를 쪄 내는 가마솥이다.
빗 속에 빠져 흥건해
옷이 짝 달라 붙은 야생화 꽃 길을 지나
약수터 목을 추기고
물에 빠진 숲속을 헤집고 얼마나 올랐을까
비 내리는 성불 암 넓은 숲속은 초록색 바다였다.
바다가 푸른 바다라면
내 시야에 펼쳐진 물에 잠긴 숲은
초록 물이 바람에 파도를 이루는 초록색 바다다.
어느새 내 마음은 초록색 바다를 헤엄치는데
빗물에 수영하고 나온 예쁜 새
초록 바다 물 소리를 낸다
한참이나 초록 바다에 빠져 헤엄치다가
내려 오는 길은 온 몸
초록 물이 들어 뚝뚝 떨어지는데
물 먹은 오솔길은
내 발을 자꾸 잡아 당겨 달래며 걷는다.
얼마나 내려 왔을까
달맞이 꽃이 노란 눈물 떨구고 울고 있었다.
오늘 밤
사랑하는 달님을 만날 수 없다고 보고 품에 울고 있어
내일이면 만날 수 있다고 눈물 닦아주고
멀리 바라보는 먼 산에 누워 있는 구름
초록 물고기를 그려 놓았다.
도심의 큰길을 뒤로 하고 들어 선 오솔길은
시골길이 열어져 자박거리는 발걸음
며칠동안 내린 비로 질퍽한데
물을 머금은 옥수수 배는 통통하게 불었다.
깨 꽃도 물을 매달아 눈을 못 뜨는데
호박꽃 머리에 인 꿀이 물에 다 녹아 내려 달콤하다.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765 | 이제 아파도좋아 | 두둥둥 | 2018.07.11 | 13 |
764 | 우리 사랑을 위한 충고 | 두둥둥 | 2018.07.09 | 13 |
763 | 나의 러브레터 | 두둥둥 | 2018.07.10 | 13 |
762 | 그리고 당신이 울컥 보고싶은 날 | 두둥둥 | 2018.07.10 | 13 |
761 | 그리움아 | 두둥둥 | 2018.07.21 | 13 |
760 | 그리움 | 두둥둥 | 2018.07.23 | 13 |
759 | 다시금 고향 향해 | 두둥둥 | 2018.08.03 | 13 |
758 | 온갖 계명을 갖고서 | 두둥둥 | 2018.08.01 | 13 |
757 | 가거라 아주 먼곳으로 | 두둥둥 | 2018.08.01 | 13 |
756 | 내가 사랑했기 때문에 | 두둥둥 | 2018.08.06 | 13 |
755 | 얼음보다 더 차다 | 두둥둥 | 2018.08.06 | 13 |
754 | 내가슴 빈터에 네 침묵을 심는다. | 두둥둥 | 2018.08.06 | 13 |
753 | 어느 하루 쯤은 | 두둥둥 | 2018.08.07 | 13 |
752 | 그 많던 사람들은 지금 | 두둥둥 | 2018.08.08 | 13 |
751 | 발 아래 깔리듯 흐르는 | 두둥둥 | 2018.08.20 | 14 |
750 | 색의 다양함에 있고 | 두둥둥 | 2018.08.15 | 14 |
749 | 누군가 기다리고 있을 | 두둥둥 | 2018.08.22 | 14 |
748 | 모든 인간에게 세상에서 | 두둥둥 | 2018.08.13 | 14 |
» | 빗 속의 매미 저리 | 두둥둥 | 2018.08.20 | 14 |
746 | 단 한 번 그려 보았던 | 두둥둥 | 2018.08.25 | 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