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8.24 18:30
기다림
빈 잔을 채워도
그 잔을 비워도
시간에 갇힌 초침소리는
허공에 호미질을 한다
노랗게 물집 잡힌 가슴은
유리창 너머
거짓 하늘을 본다
소리없는 비행기가 가고
그를 따라 비행운은
소리처럼 으스러져
기다림이 기다리는 무인도로 간다
나는 무인도가 그립다
무인도는 거들나지 않는
기다림의 천국이다
두 귀에 더듬이가 생겨
모든 소리는 사람에서 태어나고
모든 문은 열리기 위해 거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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